여름더위의 특효약, 장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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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장어사진

더운 여름 흔히들 몸을 보하기 위해 삼계탕을 생각하기 쉬우나 예로부터 여름더위에 지친 원기회복을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중국 그리고 유럽에서도 즐겨먹었던 세계적인 보양식은 바로 장어였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어는 뱀장어목에 속하는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와 먹장어목 꾀장어과에 속하는 먹장어가 대표적인데, 이 중에서도 ‘장어구이’로 가장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종류는 단연 민물장어라 불리는 ‘뱀장어’이다.

뱀장어는 이름 그대로 ‘뱀처럼 생긴 긴 물고기’라는 뜻을 가진 생선으로, 일본에서는 우나기(鰻, ウナき), 중국에서는 만리(鰻驪) 또는 바이산(白鱔)이라고 불리며, 장어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생활한다. 평균 60㎝ 정도까지 자라고, 몸 표면은 매끈매끈해 비늘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피부 아래에 타원형의 작은 비늘이 묻혀 있으며, 체표(體表)에는 다량의 점액(粘液)이 분비된다.

해수와 담수를 오가는 뱀장어는 연어와는 정반대로 어릴 때 강으로 올라와 5~12년 간 생활하다가 산란기가 가까워지면 바다로 내려가는 뱀장어는 몸 빛깔이 보통 푸른색을 띤 담홍색이지만 아주 누런빛을 띠거나 검은 빛을 띠는 것도 있으며, 산란기가 되면 뱀장어 수컷은 등 쪽이 붉은 구리색으로, 배 쪽은 붉은 빛이 도는 은백색으로 변하며 가슴지느러미 밑 부분이 황금색, 주둥이 끝이 검은 보라색으로 변하는 등 온 몸이 아름다운 ‘혼인색(婚姻色)’을 띤다.

혼인색이 나타나면 생식기관은 발달하는 반면 소화기관은 퇴화해 1년 가량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수심 4백~5백m 되는 깊은 바다의 산란장으로 향하여, 암컷 1마리가 7백만~1천3백만 개의 알을 낳은 뒤 암수 모두 죽는다.

알은 10일만에 부화해 버들잎 모양의 납작한 유생이 돼 쿠로시오 난류를 타고 1년 간 부유생활을 하면서 북상, 우리나라 하구(河口)부근에 이르면 몸통이 둥근 실뱀장어로 변태를 한다.

흰살 어류로서 맛이 좋은 뱀장어는 생선회(膾)로는 조리해 먹지 않은데 그 이유는 뱀장어의 피에는 ‘이크티오톡신’이라는 독소가 있는데 이를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독소는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면 구역질이나 중독 증상을 일으키며 눈에 들어가면 결막염을, 상처에 묻으면 피부가 약한 사람은 염증을 일으킨다. 하지만 열을 가하면 독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뱀장어는 구이나 국 등으로 조리해 먹는다.

뱀장어 이외에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장어의 종류에는 갯장어, 붕장어 그리고 먹장어가 있다.

갯장어는 아무 것이나 잘 무는 습성이 있어 일본어로 하모(ハモ)라고 불리며, 빛깔은 등 쪽은 회백색, 배 쪽은 은백색이며 등지느러미는 연한 검은빛을 띠며 주둥이는 길고 위턱이 아래턱보다 약간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양 턱에는 2~3줄로 된 이빨이 있고 앞쪽에는 억세고 큰 송곳니가 나 있는데, 이빨이 대단히 날카롭다. 갯장어는 몸에 비늘이 전혀 없고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보다 앞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다른 종과 구별된다.

산란기는 5~7월께로 우리나라의 서남부 연해, 서해 및 동중국해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평상시에는 수심 20~50m의 모래진흙 바닥과 암초 사이에 살지만 깊은 바다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낮에는 바위틈이나 진흙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으로 암컷이 수컷보다 크며, 장어 중 크기가 큰 종으로 최대 2미터가 넘는 것도 있다. 바닷장어 중 가장 고급으로 작은 뼈가 많아 뼈를 칼로 잘라 요리해야 한다.

부산사람들이 ‘아나고 회’라 부르며 즐겨 먹는 붕장어는 원통형의 몸통을 가지고 있으며, 뱀장어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게 닮았지만 등지느러미가 가슴지느러미 끝 부분 보다 약간 앞쪽에서 시작되고, 항문에서 머리 쪽으로 38~43개의 옆줄 구멍이 뚜렷하게 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바다에서만 살며 비늘이 없는 것도 뱀장어와 다른 점이다.

붕장어는 평균 수컷은 40㎝, 암컷은 90㎝까지 자란다. 만 2년(몸길이 30㎝)까지는 생식소가 거의 없어 암수 구별이 불가능하고, 만 5년 이후부터는 암컷만 나타나고 수컷은 전혀 보이지 않으며, 완전히 자라기까지는 8년이 걸린다.

우리나라 전 연안에 분포하는데 뱀장어, 갯장어와 마찬가지로 알에서 깨어난 새끼는 유생기를 거치며 쿠로시오난류를 타고 북상, 육지에 가까운 연안의 만(灣) 입구나 섬 주위의 물 흐름이 완만한 곳에 많이 모인다.

붕장어 역시 갯장어와 같이 야행성으로 낮에는 모래에 몸통을 반쯤 숨긴 채 머리를 쳐들어 금색의 눈을 빛내며 사방을 살피는 섬뜩한 모습을 보이며 밤에는 다른 물고기들이 잠잘 때 습격해 먹이를 포획하는 육식성 어류이다.

또한 뱀장어와 마찬가지로 붕장어도 핏속에 이크티오톡신이라는 약한 단백독(蛋白毒)이 있어 붕장어 회는 탈수기로 완전히 수분을 제거한 뒤 먹는다.

마지막으로 ‘꼼장어’라고도 불리는 먹장어는 몸이 가늘고 긴 원통형으로 빛깔은 다갈색을 띠는 뱀장어 비슷한 바닷물고기다.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와 달리 입이 동그랗다 하여 원구류로 분류되는 원시어류인 먹장어는 턱이 없어 빨판 모양의 입술을 이용해 다른 물고기에 달라붙어 살과 내장을 파먹는다. 입은 구멍 모양이며 양쪽에 4쌍의 수염이 있고 아가미구멍은 옆구리 앞부분에 6~8개 줄지어 있으며 6번째 구멍이 가장 크다는 것이 다른 종과 구별되는 점이다.

먹장어는 눈이 퇴화(退化)되어 피부에 매몰되어 있어 눈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먹장어라는 이름 역시 깊은 바다에 살다 보니 눈이 멀었다 해서 붙여진 것이다.

먹장어는 몸의 양쪽에 점액공이 줄지어 나 있는데 여기에서 끈끈한 점액을 분비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공 모양 같은 점액 덩어리를 만들어 포식자(捕食者)의 아가미를 덮어버려 질식시키기도 한다. 점액은 특히 힘 센 다른 물고기의 공격을 받으면 더 많이 분비하며 큰놈의 경우 7ℓ나 점액을 분비하기도 한다.

또한 먹장어는 껍질을 벗긴 상태에서 10시간이나 꿈틀거릴 정도로 강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수놈 1마리에 암놈 100마리 정도의 비율로 함께 살기 때문에 예로부터 정력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먹장어의 껍질은 콜라겐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뱀장어 껍질과 함께 핸드백과 구두, 지갑 등 피혁제품의 중요한 원자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뱀장어, 갯장어, 붕장어와 먹장어는 모두 여름이 제철이다.

자료: 수산물안전정보서비스 운영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