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Arsenic, As)는 물·공기·토양, 동·식물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는 물질이다. 지각에서의 존재비는 약 1.8 ppm (0.00018%) 정도로 대략 51번째로 풍부한 원소로 여겨지며, 생명체가 살고 있는 생물 생활권에서는 12번째로 풍부한 원소로 추정된다. 비소는 지각에는 2 mg/kg 정도 존재하고 담수에는 0.01 mg/L 이하, 해수에는 1~8 g/L 정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식품을 통한 비소 노출은 불가피하다. 일반인들은 주로 경구를 통한 식이섭취에 의해 비소에 노출된다.

  비소는 환원성이 강하고 불안정하여 공기 중에서 태우면 유독물질인 삼산화비소(arsenic trioxide)가 된다. 옛부터 사람을 독살하는데 자주 사용된 비상이 바로 삼산화비소(As4O6)이다. 반면 아주 낮은 농도의 비소는 의약품이나 안료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비소는 무기비소와 유기비소로 나눌 수 있는데, 산소, 염소, 황 등과 화합물을 이룬 유기비소에 비해 무기비소의 독성이 더 강하다. 무기비소는 피부병변이나 피부암을 유발시키는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으나, 유기비소의 건강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다.

  무기비소에 급성중독되면 저혈량성 쇼크, 세뇨관 괴사, 간 손상, 심근 손상, 경련, 혼수, 마비, 정신착란, 구역질, 두통, 대장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무기비소에 오염된 식수나 식품을 오랜 기간 섭취하면 만성중독을 일으켜 무기비소가 거의 모든 기관에 분포하며 간장, 신장, 폐, 신경계 등의 각종 내장질과 골수, 피부, 골격계 등의 체간에 병변을 유발하고 피부암을 일으킨다. 또한 염색체에 악영향을 주어 돌연변이, 기형발생을 유발하고 세포분열에 악영향을 주어 악성종양을 일으키며 면역반응에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칠레에서 고농도의 무기비소에 오염된 식수를 장기간 섭취한 결과 방광암, 폐암 발생률이 증가하였다는 보고를 근거로 무기비소를 1급 발암물질로 정하였다.

  유럽, 미국인 등의 무기비소 노출수준은 0.13~0.7 μg/kg bw/day,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의 무기비소 노출수준은 0.22~5 μg/kg bw/day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총비소의 위해도는 인체노출안전기준(MADL)의 0.7%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우리 국민이 즐겨먹는 해조류 중 무기비소 오염도를 조사한 결과,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에서는 무기비소가 검출되지 않았으나 톳과 모자반에는 무기비소가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되었다. 톳에는 6.4 mg/kg의 총비소를 함유되어 있었으며, 이 중 무기비소는 3.3 mg/kg으로 약 50% 수준이었다.

  쌀의 경우 도정도를 높이거나 세척을 많이 할수록 무기비소 함량이 줄어들며, 해조류는 끓이는 과정을 통해 무기비소 함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특히, 톳의 무기비소는 물에 불리고 삶는 과정을 통하여 80% 이상 제거할 수 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톳에 함유된 무기비소를 제거하고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2018년 1월에 ‘톳 섭취가이드’를 제공하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12월 28일 무기비소 함유량이 비교적 높은 톳‧모자반을 원료로 환, 분말 제품을 제조할 경우 ‘불리기, 삶기 등 무기비소 제거’ 과정을 거치도록 제조‧가공기준을 신설하는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행정예고 하였다. 또한 성인에 비해 무기비소 등 중금속에 취약한 영‧유아가 섭취하는 특수용도식품(이유식 등)과 과자, 시리얼류, 면류에 대해서도 무기비소 기준을 0.1mg/kg 이하로 신설하여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