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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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제철수산물

코끼리조개


  조개껍질 밖으로 기다란 코끼리 코 같은 수관이 나와 있는 대형 조개가 있다. 바로 ‘코끼리조개’다. 1986년 잠수부에 의하여 처음 발견된 코끼리조개는 원래 ‘말조개’, ‘왕우럭조개’라고 불렀으나, 1987년 코끼리조개로 종명이 변경되었다. 굵고 긴 수관을 항상 패각 밖으로 노출시키고 생활하는 모습이 코끼리의 코를 닮아서이다. 코끼리조개의 수관부는 육질로만 이루어져 있으며, 신축성이 탁월하여 때로는 껍질 길이보다 4∼5배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한다.

  코끼리조개는 백합목 족사부착쇄조개과 코끼리조개속에 속하는 이매패류로, 크기는 보통 길이 약 10㎝, 높이 약 7㎝, 너비 약 4.5㎝로, 최대크기가 길이 13㎝, 체중 600g 내외에 달하는 회백색의 대형 패류이다. 일본 본토와 러시아 연해주, 사할린 쿠릴열도, 캄차카 연안 등에 분포하는 한해(寒海)성 패류로 우리나라에서는 동해 울진 이북에 서식한다. 산란시기는 3~6월이다.

  코끼리조개는 수심 10∼40m의 가는 모래질에 서식한다. 모래 속에 패각을 15~30cm까지 잠입시키고 수관부(입출수관)를 밖으로 내어 먹이활동을 한다. 수온이 7∼16℃인 10월~7월초에는 긴 수관부를 모래 위에 3∼5㎝ 정도 돌출하여 지나가는 식물플랑크톤이나 유기물입자를 촉수에 붙여 섭취하거나 물과 함께 빨아들여 걸러서 먹는다.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는 수관부를 모래 속에 넣고 활동을 잠시 중지한다. 이때에는 바닷물을 빨아들이고 내뿜은 모래 속 잠입흔적도 찾기가 힘들어 어획이 어렵다.

  코끼리조개를 채취할 때에는 분사기를 장착한 잠수기 어선을 이용하여 잠수부가 수심 10~30m의 모래를 흩어낸 후 한 마리씩 채취한다. 수온이 상승하는 4월경부터 코끼리조개의 호흡이 활발해져 수관부가 모래 밖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잠수부들이 발견하기 쉽다.

  수산업법시행령
  [별표 1의2] 어업별 어구의 규모·형태·사용량 및 사용방법

  Ⅱ. 근해어업의 어구의 규모·형태·사용량 및 사용방법

  21. 잠수기어업
  나. 이 어업의 어법은 어업허가를 받은 1척의 어선과 잠수부 1명이 가목에 적합한 어구를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패류 등의 정착성 수산동식물을 잡는 것으로서 조업모식도는 부도 21-2와 같다.

  3) 패류 등의 정착성 수산동식물을 잡을 때 분사기를 사용해서는 아니 된다. 다만, 시·도지사가 해당 관할 수역의 어업 여건 등을 고려하여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는 수역의 범위, 분사기를 사용하여 포획할 수 있는 매몰성 수산동물[개조개·키조개·왕우럭·코끼리조개·바지락(「수산자원관리법」 제36조에 따라 시·도지사가 총허용어획량을 설정하여 관리하는 경우만 해당한다) 및 개불로 한정한다]의 종류, 분사기의 마력(8마력 이하로 한정한다) 및 노즐 규격을 정하는 경우로서 이에 적합하게 분사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코끼리조개는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아 시중에서 고가에 판매되는 최고급 품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무분별한 남획으로 자취를 감췄다. 통계상으로는 1996년 176톤으로 최고생산량을 기록한 후 생산량이 급감, 2006년 이후부터 생산량이 미미한 실정이다. 현재는 수산자원 보호를 위하여 강원도와 경상북도 지역에 한하여 4월 1일부터 7월 1일까지 코끼리조개의 채취를 금지하고 있다.

  다행히도 코끼리조개는 2001년 양식에 성공하여 수가 늘고 있다. 파도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남해안에 비해 풍파가 심한 동해안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양식이 가능하며, 가격대가 매우 높아 양식종으로 각광받고 있다. 강원도는 고성, 양양, 속초 연안 해역에 해마다 코끼리조개 종묘를 무상 방류하여 코끼리조개 개체 증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년에 코끼리조개 대량 생산에 성공하여 인공수정 대신 자연채란법을 개발해 연간 5만 마리였던 어린 종자 생산량을 45만 마리까지 늘렸다. 2018년 1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는 동해안 특산품종인 코끼리조개 양식을 위한 종자생산 매뉴얼을 발간하기도 하였다.

  코끼리조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고급 패류로, 회나 초밥, 샤브샤브 등으로 먹을 수 있다. 생식소와 내장은 국을 끓여 먹으면 맛이 일품이다. 산란기를 앞둔 겨울부터 4월 초봄이 제철이다. 데치거나 회로 조리하면 달착지근한 감칠맛이 난다. 코끼리조개는 타우린이 풍부하여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노화를 방지하며, 혈압 안정, 당뇨병 예방에도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

  4~6년생 코끼리조개의 수관부는 연한 살색을 띠면서 몸통이 통통하고 매우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향기와 맛이 좋다. 수관부가 가늘고 짙은 갈색으로 쭈글쭈글한 것은 나이가 많은 것으로, 질기고 맛이 덜하므로 구입할 때 잘 살핀다.

  코끼리조개의 손질은 어렵지 않다. 80℃ 정도 되는 더운물에 2분 정도 조개를 담그면 가죽과 같은 살껍질이 그대로 벗겨지고 패각에서 육질이 쉽게 분리된다. 그리고 살짝 데쳐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서 즐기면 된다.